왜 두려운가?

두려움, 사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늘 맞닥뜨리는 두려움은 공포영화와
비슷한 패턴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손을 쓸 수 없다는 것,
꼼짝 못하고 당하고 말 거라는 예감은 우리를 두렵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이 규칙적이고 모든 것이 확정된 현실에 안주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의외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몸을 움직여 두려움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다.
마이클 아이즈너(월트 디즈니 사장)는 열다섯 살 되던 해에 야생탐험대에
참가하여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머릿속에선 모든 상황이 실제보다 훨씬 위험하게 생각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려움을 해쳐나가다 보면 결국 아무일
없이 안전하게 끝나더구나. 그리고 매번 ‘왜, 그렇게 시작도 하기 전에 내가
겁을 먹었나’ 하고 스스로를 한심하게 생각한단다.”

두려움과 신중함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어쩌면 두려움이란 신중함의
다른 말일 수도 있다. 사실 두려움은 우리가 보다 정확하게 사태를 파악하도록
만들어주기도 한다.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두려움을
은연중에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두려움을 감정적으로 파악하여 극복하려고만 들지 말라. 오히려 두려움에는 늘
원인이 있다는 평범한 상식을 생각하는 편이 우리에게 더욱 유익하다.
두려움은 우리의 신비로운 직관이 보내는 메시지라고 할 수도 있다.
왜 두려운가? 두려움의 원인을 더 이상 불가능하다 싶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캐물어야 한다. 두려움과 친구가 되자.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리고 더 이상 두려움을 극복하자고 소리 높여 외치지 말자.
실체를 알고 나면 두려움처럼 고마운 감정도 없을 테니까.

출처: <공병호의 성찰>, pp.18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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